강원도 시군에서 가장 적은 면적을 가진 속초.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1 명산과 푸른 바다, 호수, 온천, 해수욕장, 항구 등 천혜의 자연과 자원으로 실향민이 일군 독특한 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다. 이처럼 보고, 즐기고, 느낄 것들이 많은 속초에는 연평균 관광객 수 1,000만 명이 왔다 가는데, 대표산업인 관광과 어업 중 어업이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속초항을 지금부터 알아가 보자!
속초항, 항구에서 크루즈를 즐기는 관광지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어업은 오래전부터 주요 생계를 이어나가는 수단이었다. 그래서일까, ‘항구’란 단어만 떠올려도 왠지 모를 친근함과 푸근함이 느껴지고 사람 냄새가 나는듯하다. 근래 들어 전국의 여러 항구가 북한과 중국의 불법어업,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어종의 변종에 따라 형태가 바뀌고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속초항만은 다행히 예외이다.
근해의 수산자원이 풍부하며 인근 철광 산지에선 철광석이 적출되고, 설악산과 절경을 이루는 해안선을 끼고 있기에 지역 산업발전과 관광명소의 역할 또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명관광지를 연결하는 국제관광항만으로서 관광과 물류가 어우러진 다양한 목적도 갖고 있기에 항만은 언제나 활기차다.
속초항의 역사를 살펴보면 1905년 연안 항로가 처음 개설된 이후, 1945년 8·15광복을 접하자마자 38선으로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되며 북한 치하에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남한의 품으로 돌아와, 1962년 지정항에 이어 1964년에 개항장에 이르게 되며 그 맥을 잇게 된다.
현재는 관광 전용 항만이 제일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북방교역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국토해양부 고시로 확정된 속초항 개발계획이 시행되면서 속초항은 3만 톤급의 크루즈선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이 확대되었다. 고로 2016년 상반기 기준 제주항 50만 명, 부산항 18만 명, 인천항 4만 명 등 총 72만 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입항하였다. 한편, 속초항을 거쳐 러시아와 일본, 부산으로 향하는 7만 5천 톤급의 코스타빅토리아호 등을 운행하게 되었다. 백두산항로와 한국, 일본, 러시아 환동해항로의 운항도 본격적으로 운영되어 속초항의 가치는 상승하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속초항의 명물, 오징어요리와 아바이마을
명색이 항구인데 활어를 먹지 않고 지나칠 수 있겠는가. 명태, 꽁치, 오징어 등을 주요 어종으로 하는 어항인 속초항 인근에는 천막을 두른 포장마차마다 상인들이 간판 없이 장사하고 있다. 속초의 중앙시장이나 대포항과 같이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대신 이곳의 오징어를 이용한 음식은 유명하다. 갓 잡은 오징어를 산채로 옮겨놓고 보관하다가 주문하는 즉시 요리를 해서 만들어준다. 생양파와 고추를 곁들인 오징어 회는 물론이고 갖은 양념에 참기름을 얹은 오징어무침, 자연의 양념이라 할 수 있는 내장과 먹물이 함께 든 통 오징어찜 등 다양한 요리를 제공한다.
속초 하면 생각나는 지명 중 하나는 ‘아바이마을’일 것이다. 북쪽 함경도에서 ‘아버지’를 뜻하는 방언인 ‘아바이’에서 따온 이 이름은 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 모여 살며 지은 것이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장으로 대중에게 친근해진 이곳을 속초 시내에서 가려면 갯배를 이용하면 된다. 과거 다리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필수였지만 이젠 하나의 즐거운 체험으로서 타볼 수 있다. 호수와 바다를 양옆에 두고 느릿느릿 오가는 갯배는, 사공이 따로 없이 승객들이 한쪽에서 건너편으로 연결된 쇠줄과 고리를 잡아당기며 건너가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승선 요금을 내고서 옛사람의 정취를 느껴보면 어떨까.
속초항에 가면 크루즈의 낭만은 물론, 아바이마을에서 맛있는 요리까지 즐길 수 있지요! 오감이 즐거운 여행을 원한다면 속초항으로!
글 트래블투데이 박주리 취재기자
발행2019년 02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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